엄기준을 공연에서 처음 본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였다.
그것도 베르테르 공연이 몇회를 돌았는지 모르게 광풍을 쓸고 지난
뒤에도 한참 더 뒤였을 것이다. 공연을 선물한 친구는 베르테르! 특히
엄베르에 대해서만큼은 거의 열광적일 정도의 찬사를 보내고 있었던데다
그전부터 몇번이나 서울에 올라올 기회가 된다면 꼭!! 베르테르를 보자고
다짐을 받곤 했었다.
사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어디 그래 얼마나 재밌길래 라는 묘한 질투같은게..(?)
있었던 모양인데.. 베르테르는 담백했다.
100%의 딱 100%였다. 더도 덜도 말것도 없는 담백하고 꽉 짜여진듯한
대본과 딱 그만큼의 여운 그리고 음악도 눈살을 찌푸릴 만큼 듣기 싫은
읊조림도 아니였다. 하긴.. 그동안 얼마나 고심을 했겠는 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연이어 발음되는 어색한 가사들은 좀더
다듬었으면 하는 면이 없지 않았지만.
나머지 여운은 모조리 배우의 몫이다.
그런면에 있어서 엄기준은 최고였다.
특히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하면서 악!!! 을 쓰던 그가 만들어낸 서글픈 적막속에서
어떤 사람은 생전 처음 당해보는 문화적 충격인 양 보기 안쓰러워 헛기침과 웃음을 동반했다지만
흘깃해서 본 내 친구는 거의 맛이 가 있었다. 엄기준에게.
하긴 나도 그 순간에는 정말 그 돌뿌리가 심장을 잠식하는 같은 느낌을
받았으니 엄베르에게 특히 집중하는 내 친구에게 있어서는
그 순간이야말로 최고의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왠지 나는 엄기준이 좋았다.
젊은 베르테르를 보려고 했던 곳도 당시의 캐스팅이
엄기준이여서였을 만큼 나는 엄기준이 좋았다.
오만석의 이가 보고 싶었던 것 처럼 엄기준의 베르테르가
보고 싶었다.
엄기준은 살짝 얄밉게 생겼다.
근데 이야기가 많은 얼굴이기도 하고,
평면적이지만 예쁘고, 비열한 악역이나
사랑에 미친 사람도 모두 엄기준이 하면
드라마틱하고 아련하게 변하게 된다.
엄기준의 연기라고는 그리스나 베르테르 뿐이지만
왠지 그 사람의 얼굴에서 보여주는 무수한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애틋하게 슬픈거라.
그게 또 묘한 장점으로 작용한 것인지
엄기준의 얼굴을 보면 가슴이 뛴다.
당장에라도 일그러뜨리며 사랑을 호소할 것 같고,
당장에라도 천하에 둘도 없을 악당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뭐.. 결론은. 생뚱맞지만 나는 요즘 김치치즈스마일을
아주 열심히 잘 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김산호라는 사람이 출연해서 일관된 하나의 컨셉성 사건을
유지시켜나갈 모양이지만, 엄기준의 그 리얼하고 황망한
행색과 행위!를 보는 것은 뜻하지 않은 즐거움이다.
좋은 고로!!!!!
엄기준은 뜬다.
왜 내가 좋아하니까. ㅋㅋ
최수종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멋모르던 초등학교 당시
식구들은 모두 픽! 하고 비웃었지만 최수종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당대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그뿐인가.
초등학생이였던 당시 나는 순천에서 조그만 극장을 운영하시는
이모 덕에 범람하던 홍콩영화를 몇편 죽도록 볼 수가 있었는 데
그 때 또 주성치를 보고 반한거다.
그 참을 수 없는 유쾌함과 귀여움에 말이다.
주성치는 당시 최고의 인기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 만큼 생명력이 길게 그리고 오래 각인 된 배우는 또
드물 것 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매니아층에게 제대로
각광받기 시작하지 않았는 가.
또 있다.
강동원을 좋아했던 것은 그녀석이 잡지 나오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였다. 귀여운 녀석이 그때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패션잡지인지 뭔지 알길 없는 암튼 뭐 그런
논노스런 잡지에 등장을 하는 데 왠지 맘에 드는 거다. 이유없이.
강동원? 말해 무엇하겠는가! 제대로 떴다.
아.. 그 뿐이 아니다.
나는 박신양을 굉장히 독특한 배우로 기억을 하고 있다.
하긴.. 고등학교 때 머냐 저 영화.. 내 머리속도
만들어 놓으면 가관이겠다 싶은 양윤호감독의 영화
유리에서 인천공항으로 개발되기 바로 직전의 영종도에서
조낸 거지꼴을 하고, 구도의 의미를 되새김질 시키던
주인공이였다. 러시아에서 연기공부를 하고 왔던 신인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그 영화에서 박신양은 독보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기준의 한국영화들하고는 다른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당시에 스님역할을 맡았던 동향의 배우가 한분 있었는 데
뭐 이분의 캐릭터 또한 만만치가 않았다.
하긴 영화 자체가 만만치 않지 않았던 가.
해외의 무슨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는 지 주목을 받았는 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데 당시에는 심의라는 거라던가
문화를 검열하던 버르장머리가 아직 남아있던 터라
몰래 국외로 빼돌려서 영화제에 나갔던 기억이 났다.
아마 영화제에서 상을 받지 않았던가 주목을 받지 않았던가
아무튼 뭔가 나라의 위상을 살릴만한 짓을 하지 않았다면
구치소에 쳐박힌 채 인생에 빨간 줄 하나 달고 살지
않았을 까 싶지만 어쨌든.
그 뒤 나는 박신양의 행보를 유심히 관찰했다.
아니나 다를 까.. 뜨더라.ㅡ_ㅡ;
아 뭐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짐작하셨는 지 모르겠지만 나는 대중성의 막장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결국 모든 대중의 코드와 일면 합일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일면이 어느 순간 타블로이드지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시간상의 문제 겠지만.
이 말은 고로. 남들 다 좋아하는 사람을 나도 좋아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러니까 곧 엄기준도 남들 다 좋아하는 사람이 된다.
참고로 나는 김상경이 뜰거라고 초대 때 생각했다. 뜨지 않는 게 이상했지.. ㅋㅋ
오만석의 이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왕의 남자가 히트치기도
한참 전의 일이다. 오만석이 좋았다.
뜬다!!!! 오만석!! 엄기준!! 신성록!!
양동근을 형으로 기억하고 있는 나는..;; 쿨럭..;;
논스톱에 그녀석이 나왔을 때 무지하게 기뻤다.
구리구리 하면서 따라했으니까 게다가 그녀석의 연기는
심지어 무섭다. 지금 내가 느끼는 매너리즘이 잘못 느끼는
거라고 말해주길 바란다!!! ㅠㅠ
왕의 남자를 보고 싶었던 것은 이라는 연극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준기가 나온다는 것 때문이였다.
GOD를 좋아했을 때 GOD는 당시 최고의 인기 였다.
핑클을 보느라 마중나가지 못한 언니에게 쿠사리를 들었지만
결국 핑클은 SES보다 긴 생명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최고였다. 하물며 이효리는 속내와는 다르게
섹스심벌로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 않은가.
아아.. 다 필요없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그들이 좀더 대중의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좀더 바른 혜택을 받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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